요즘 제 새로운 습관은 릴스를 만드는 거예요. 휴대폰 앱을 이용해 여러 영상을 모아 붙여 만드는데요,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자막도 달고요. 분명 좋은 날이었는데, 지나고 나면 아득한 기억이 되어 버리는 느낌 때문에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러고는 이 순간을 누구라도 기록해 두면 좋을 것 같다는 마음에서 폰을 열었는데 어떤 건 5초 어떤 건 10초 정도의 조각 영상뿐일 때가 많아요. 마음이 급한 사람의 영상은 이렇습니다.ㅎㅎ 어쩔 수 없이 이걸 모았더니 짧은 영상 릴스 한 편이 완성되는 거예요.
너무 재밌지 않나요?
사실 저도 제가 뭘 찍었는지 잘 몰라요. 😅
하루가 끝나갈 때쯤 정리해 보면 꽤 재미있어요.
여러 번 찍고 편집하다 보면, 담고 싶은 영상도 변해가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그날의 ‘이야기’를 잘 담고 싶어졌어요.🩵✨
한 번은 연휴 동안 7년간의 사진과 영상을 모두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500기가가 넘는 휴대폰 파일 속에 과거의 욕망과 습관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어요. 그때는 사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옷들이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당시에는 중요해서 캡처했던 내용들이 지금은 전혀 필요 없고요. 단 하나도요.
그렇게 정리해 보니 그때의 나 자신이 확실히 보여요.
나의 머리 안 감고 지친 표정, 놀이터 인생, 애쓰고 있는 모습들, 아이가 실수로 찍은 내 모습,공개될 수 없는 주방의 모습, 불과 몇 년 전인데 말이에요.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제가 좀 더 부지런했더라면 이런 사진들은 다 사라지고 없애버렸겠죠. 그런데, 그런 어쩔 줄 모르는, 육아로 괴로워하는 30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어서 참 감사했어요. 학생들이 화장하는 모습을 보면 "그대로도 얼마나 예쁜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