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기버인가요 테이커인가요? 4.27.2023
Vol 10. 당신은 기버인가요 테이커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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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from Gina
"착한 게 밥 먹여주니?"
어릴 땐 그렇게 착한 어린이가 되라고 그랬으면서 성인이 되어 착하게만 행동했더니 이젠 그러면 안 된다고 하네요. 자칫하다간 바보라는 소리도 들을 수 있어요. 어느샌가 착한 것보다 유능한 것이 성인의 덕목이 된 것 같아요.
우연치 않게 아담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 책을 최근에 다시 읽게 되었는데 '착해도 괜찮겠다' 아니, 착해서 더 잘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단, 하나의 조건이 있습니다. 나도 잘 챙겨주는 착함이어야 합니다 😊
1분기 라이프살롱 북클럽 책이었던 'The Light We Carry (번역본 '내 안의 빛' 발매 소식)'의 마지막 살롱에서 멤버님 한 분께서 '우리 집은 착함을 하대하는 편이었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착한 것을 낮게 대우하는 것이죠. 다른 멤버님들도 고객을 끄덕거리시며 어디선가 자신들도 느껴보셨다는 공감의 표시를 하셨어요.
저도 공감했습니다. 근데 그 공감의 포인트는 부끄럽게도 제가 착함을 하대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학령기부터 저는 성취를 최고 가치로 뒀기 때문에 제 이익에 따라 동기부여가 되었고 그렇게 행동했어요. 제 목표 성취가 1번이지 다른 것이 그 위에 오른적이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삶에 있어서 전형적인 'taker'의 표본이었어요. 책 '기브 앤 테이크'의 한 부분에서 테이커는 실패로 돌아간 투자에 책임감을 느끼고 자존심을 지키고 체면을 세우는 데 심하게 매달린다고 합니다. 육아맘이 되었을 때도 이 테이커의 자세는 저를 굉장히도 괴롭혔습니다. 11년의 유학, 해외취업 생활을 '실패로 돌아간 투자'로 생각하고 자책했어요. 게다가 자존심은 세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어요. '내가 어떻게 이런 일을..' '안 하고 말지.' 자존심이 상해 동문회도 나가지 않았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진짜 내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어떻게 하면 giver 같이 될 수 있지?'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예전에 샀던 것 같아요. 그땐 잘 안 읽혔어요. 예시도 너무 많고... 그런데 엊그제 읽으니 너무 잘 읽히는 거예요. giver의 이야기가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어요. 뭔가 배워야 하고 따라 해야 하는 무언가가 아니라요.
'테이커였던 내가 그동안 어떻게 변화한 거지?' 하고 떠올리니 그냥 내 마음에서 끌어 나오는 대로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taker인 사람이 giver가 되려면 이런 책 한 권만 읽고 변화하기 힘듭니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가치관, 고정관념 그리고 환경이 그 사람을 taker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삶에서 모든 것을 바꿀만한 어떠한 이벤트나 특별한 경험들을 겪으면서 진정으로 바꿔질 수 있다고 믿어요. 그리고 그 변화는 한 번에 오는 것이 아니고 사소한 결정 하나하나들이 쌓여서 만들어지고요.
아까 착해서 더 잘될 수 있는데 하나의 조건이 있다고 했죠. 나도 챙겨주는 착함이어야 해요. 아담 그랜트는 책에서 giver이지만 남에게 희생만 하면 자신의 에너지가 소진되어 결국 진이 빠져 버리고 이는 생산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요. 결국 그 사람 본인과 사회에도 이로운 giver 행위도 다시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똑똑한 이타주의'가 되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똑똑함은 '자신의 이익을 자신 스스로 도모하는데도 적극적이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내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giver의 자세로 살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꾸준히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융합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야 합니다. 똑똑한 giver가 되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러나 그 결과물은 정말 달콤합니다. 저는 지금 이 매거진도 그 결과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라이프 살롱 매거진 10호가 너무 뜻깊습니다. 다양한 방식의 타인의 이익을 고민하여 라이프살롱 콘텐츠팀과 필진분들과 매거진 10개를 만들었습니다. 매번 '쓰면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라는 마인드로 칼럼을 써주시는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저도 똑같이 이야기하고 싶어요. 저도 매거진 운영을 통해 너무나 많은 것들을 얻어 가고 있다고요. 제가 얻는 만큼 더 많은 분들이 저희 매거진으로 많이 얻어 가셨으면 합니다.
10호라 흥분해서 글이 길어졌네요 그러나 11호가 매거진 특별호라는 사실! 다음 주 11호 특집호 기대하셔도 좋아요. 라이프살롱 매거진 구독자님들 10호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0회까지 읽으신 소감도 맨 하단 feedback에 적어주시면 저희 함께 읽어보며 너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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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즐겁게 구독하고 있어요. 앞으로 셔피님의 인터뷰가 기대되네여~
💬 매거진을 보고 있으면 전생에 다들 어떤인연이었을까. 아주 사랑한 연인이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모든 기사들이 연결되어있어요. 그건 말이다, 운이야. 라는 아버님의 그말속에 욕심도, 허영도 기대하지 않고 '나는 나대로' 가도록 묵묵하게 돌아가는 세상의 그 섭리가 되려 감사해요 ^^ 수수꽃다리가 뭔가 하고 찾아봤는데 이미 수수꽃다리가 지나님 기사에 있고.... 분명 진짜진짜 서로 사랑한사이여서 다시 글로 , 책으로 돌고돌아 만나게 된거 같아요. 이 매거진 소중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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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었던 장난감을 하나 고르는 어린이의 얼굴, 놀이공원에서 풍선을 들고 다니며 "오늘 하루, 즐거웠어요" 라고 말하는 어린이의 목소리.
'어린이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에요.
그런데 저는 어린이날 이라고 하면, 어둡고 불편한것들이 완전히 소거된 어떤 이미지가 아니라, 문장 하나가 떠오르는데요. 바로 가장 외로운 어린이를 기준으로 라는 한 줄 입니다.
이 문장을 한번 곰곰히 톺아보자고 제안하고 싶었어요. 올해는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이 되는 해'거든요.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조원희 작가가 쓰고 그린 <우리집은> 입니다. 이야기는 면지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파란 트럭이 짐을 가득 싣곤 어디론가 가고 있어요. 다음 페이지를 넘겼더니 현관문을 빼꼼 연 채로, 웃고 있는 어느 아이의 모습이 보여요.
우리 집은 여기야.
엄마랑 아빠랑 동생이랑 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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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으로 이사온 아이는 신이나서 독자에게 '우리집'을 소개합니다. 우리집은 방이 2개인데, 예전에는 없었던 식탁도 생겼고, 화장실엔 욕조도 둘 수 있다면서요. 세웠다 눕혔다 하는 욕조인데, 아빠랑 동생이랑 나랑 셋이 다 들어가서 목욕할 수 있대요.아파트라서 엄청 빠른 엘리베이터도 있다고 하네요.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친구에게 말해요. "우리집 진짜 좋아! 우리 집에 놀러 올래?"
그랬더니 친구 왈, "너네 집 3단지잖아. 거긴 임대아파트야. 임대가 뭐가 좋아!"라고 하고 가버립니다.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물어요. 임대가 뭐냐고, 임대에 사는건 부끄러운 거냐고.
엄마는 이렇게 대답해줍니다.
빌려서 사는 임대이긴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으니 여기는 우리집이고, "엄마는 우리집 엄청 좋은데, 너흰 싫어?" 라고 웃으며 안아줘요. (뒷모습이라 얼굴이 나와 있지 않지만, 분명 아이들과 똑같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을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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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노랗고 환한 등을 보니 마음이 안온해져요.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라던 그 노랫말에 맞게 사는 가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집'은 그래야 하잖아요 :)
글의 서두에 언급한 가장 외로운 어린이를 기준으로 라는 문장은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라는 책에서 읽은 문장이예요. 김소영 선생님은 독서교실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쓰기를 가르치시는 분인데 종종 글 쓰는 작업을 집에 빗대어 설명하곤 하신대요.
"지금 우리 집에는 방이 세 개야. 그런데 선생님은 전에 방이 한 개인 집에서도 살아봤어.
모두 집이야. 글도 한 문단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그런데 한번은 어린이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그때는 선생님이 혼자 살아서 방도 하나였어요?"
문득, 말문이 막혔다.
아니, 네 식구가 한 방에서 살았어. 그 말이 바로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
어린이들도 이 쇼를 본다. '세트장'이 아닌 유명 연예인의 실제 집과 거기 살고 있는 다른 어린이를 본다.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기는 어린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어린이에게는 그 집이 꿈 속의 것처럼 크게 보일 것이다.
[.........]
어떤 어린이는 여전히 TV로 세상을 배운다. 주로 외로운 어린이들이 그럴 것이다.
어린이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가장 외로운 어린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성실하고 착한 사람들이 이기는 모습을, 함께 노는 즐거움을, 다양한 가족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가족이 아니어도 튼튼한 관계를, 강아지와 고양이를, 세상의 호의를 보여주면 좋겠다. 세상이 멋진 집이라고 어린이를 안심시키면 좋겠다.
_ <어린이라는 세계> 중에서
<우리집은> 이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처음 읽어줄때가 생각나요. 첫째 아이가 1학년으로 입학하던 해였어요. 그날밤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이의 학교 바로 근처에도 공공임대주택이 있거든요. "엄마는 아주아주 어릴적, 이런 임대아파트보다 더 작고 불편한 집에도 살았었어.
이 책에 나오는 '예전집' 같은 곳에. 그리고 초등학생 2학년쯤엔가, 처음으로 내 방을 갖게 되었어. 근데 엄마가 지금껏 살아보니, 크고 넓고 화려한 집이 무조건 좋은게 아니더라구. 집의 형태나 가격같은건 중요하지 않아.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가 중요해, 서로 헐뜯지 않고, 싸우지 않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사는거.
무슨 말인지 알지? 이 책속의 가족처럼. "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가장 외로운 어린이를 기준으로 애써 보는 세상은 어떨까 하고 상상해봅니다. 저는 어린이들이 살아가면서 세상이 안전하다고 느꼈으면 해요.
육체적으로도, 그리고 정서적으로도요.
너무 소외되거나, 너무 외롭거나, 너무 굶주리거나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세상이 멋진 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모두가 '남의 집 애'들이 웃자라지 않게 바라봐주면 어떨까요.
바쁜 세상, 남의 집 아이가 어떻게 사는지까지는 어찌 헤아리냐고 미뤄두지 말고요. 세상의 잣대에 멍들게 내버려두지는 않는, 오지랖 넓은 남의 집 어른이 되는게, 요즘 저의 꿈이기도 합니다.
같이 하실래요? 남의 집 좋은 어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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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부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코팅 프라이팬들을 모두 처분하고 집에 있던 스테인리스 프라이팬과 추가로 하나 더 구매한 스테인리스 팬을 쓰고 있는데요.
추가로 구매하면서 제가 알게 된 스테인리스 냄비 고르는 팁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
몇 가지 종류가 있지만 쉽게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시면 되는데요. 3중 바닥인지, 통3중 or 통 5중 인지를 확인하고 본인에게 맞는 것으로 택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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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사진이 통3중이고 오른쪽 사진이 바닥 3중입니다. 통3중은 굽이 없죠😊 오른쪽 바닥 3중은 굽이 있고요. 안쪽 조리하는 면을 봐서는 모르고 바닥을 보시면 바로 알 수 있답니다.
각각의 장단점을 말씀드릴게요.
통3중의 장점
바닥 3중에 비해 통으로 옆면까지 3중이기 때문에 열효율이 더 좋고 판 자체가 두껍기 때문에 옆면이 쉽게 타지 않는다.
단점 : 통으로 3중이라 비교적 무겁다. 급격한 온도 변화가 있을 시 통이 휘어질 수 있다. (휘어짐 현상으로 인덕션에서 사용할 때 고르게 열을 받지 못하고 까딱거려서 불편해요)
3중 바닥의 장점
옆면은 얇은 스테인리스 이지만 바닥은 두꺼운 3중이 덧대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가볍다. 바닥이 두꺼운 3중이 굽처럼 되어있기 때문에 휘어짐이 없다. 그래서 인덕션 사용 시 열을 고르게 받을 수 있다.
단점 : 가스레인지 사용 시에는 옆 면이 얇기 때문에 옆면 타는 현상이 비교적 있는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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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은 인덕션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통3중이나 통 5중보다는 바닥 변형이 없고 비교적 가벼운 바닥 3중을 택했으나 전혀 가볍지는 않네요.😅
그럼 이만, 스테인리스 냄비 구매 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by Ohana Yoor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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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ber Interview
Bramasole 브라마솔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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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석미 작가의 귀여워 -라는 책과 그림 전시회를 지난 매거진에서 소개해 주셨어요. 관찰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느냐는 질문이 고마웠습니다.책 속의 보드라운 말들을 따라 해봤습니다. “귀엽네 귀여워. 고 녀석 귀엽네.” 하고요.
안녕하세요, 브라마솔레님. 라이프살롱 매거진 독자분들께 인사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라이프살롱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는 '브라마솔레' 입니다. 우리가 지난겨울, 비커밍 파티에서 처음으로 만났는데 (다들 실존 인물이었어! ㅋ) 꽃 피는 봄에 매거진 인터뷰로 다시 마주 앉을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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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라이프살롱 매거진에서 그림책 칼럼을 매주 쓰고 계시는데요, 어디에서 주로 쓰시나요? 주제는 책을 보다 떠올리시는 편인가요?
저는 정말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해요. 하하. 그래서 글을 쓰는 것도 꼭 집에서 써요. 부엌에 커다란 호두나무 테이블이 있는데 거기에 앉아 주로 책을 읽고, 글을 써요. 그리고 글을 쓰게 되면 시작과 동시에 마무리를 짓는 것을 좋아해요. 사실, 매거진 글은 호흡이 길지는 않아서 쓰는 시간보다, 어떤 책으로, 무슨 이야기를 전할까를 더 오래 생각해요. 그림책이지만 오롯이 라이프살롱 키즈들을 위한 소개라기보다, 누구든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하는, 보편적인 삶에 교집합을 담은 그림책을 고르려고 노력해요.
3. 원서 외에 요즘 어떤 책을 읽으시나요?
최근에 읽은 소설은 <알로하, 나의 엄마들 : 이금이>였는데, 이것을 계기로 이금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고 있어요. <작은 것들이 만드는 거대한 세계>라는 책도 읽고 있는데, 논픽션이라 아무래도 읽는 속도가 조금 더디네요 ^^;
4. 봄이 왔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특별히 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지난 계절 옷을 개어 넣거나 봄 캠핑 사이트를 예약하거나 봄에 꼭 찾아 먹는 음식이 있다거나 그런 게 궁금합니다.
캠핑 동계 장비가 없어서 이른 봄에는 캠핑을 못해요. 캠핑하는 사람들은 알 텐데 '한글날부터 어린이날'까지는 동계 시즌이거든요. 하하. 그렇기 때문에 봄에는 캠핑을 떠나진 못하고, 올해의 캠핑을 계획하고 예약해요. 저희 가족이 찾는 캠핑장은 딱 한 군데거든요. 좀 멀긴 한데, 이왕 강원도까지 간 김에 2박 3일-3박 4일 캠핑을 하니까, 매주 주말마다 가는 근교로 캠핑하러 가는 사람들과 캠핑하는 일수는 비슷할 거예요.
아, 지금 달력을 보니 생각났는데요.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의 평일 오후에 아이들과 태릉에 가요. 태릉에 진달래 묘목이 진짜 많거든요. 진달래가 양옆에 꽃피운 자그마한 오솔길이 있어요. 조선시대 능이다 보니, 솔숲도 우거져있어서 새소리도 많이 들리고요. 저는 계절에 민감하게 감응하며 사는 사람이라서, 봄에는 이렇게 봄꽃을 보고, 봄나물을 해먹고, 노란 튤립을 사다가 푸른 화병에 꽂는 게 이 계절을 누리는 기쁨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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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예전에 해주신 말씀인데, '엄마는 이불 같은 존재' 라고요. 그런 덮는 존재라고 이야기해 주셨거든요. 저는 그래서 브라마솔레님을 떠올리면 함께 이불이 떠올라요. 그 어느 육아서보다 제게 큰 울림을 주셨어요. 이불 같은 엄마란 어떤 엄마인지 다시 듣고 싶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그림책 덕후라고 일컫는 걸 좋아해요. 훗날 그림책에 대해 조금 더 넓게 안다 해도 그림책 전문가가 아니고, 영원한 덕후가 되고 싶어요. 처음에는 그림책의 심미적인 아름다움이 좋아서 빠지게 되었어요. 저는 내밀한 아름다움을 좋아하거든요. 한국어, 영어 그림책을 닥치는 대로 보다가 나중엔 국내에 아직 번역이 안된 그림책까지 직구하고. 결국엔 언어가 없는 silent picture book도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때때로 언어란 얼마나 흠이 많은 도구인가를 그림책을 보고 더 깊이 느끼게 된 거죠.
미국이나 유럽 그림책에는 밤, 그리고 잠에 대한 책이 참 많아요. 양육자가 읽어주는 bed time story가 너무 당연한 생활의 일부인 거죠. 저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면역계 질환으로 피부가 아파서 잠을 못 이루었고, 그 이전과 이후로는 마음이 복잡하고 어수선하면 첫 번째로 잠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푹 자는 일이 참 드문 사람이었어요. <잠을 자요 : 마리칸스타 욘센>이라는 그림책이 있어요. 판형이 아주 크고, 마치, 마티스의 그림처럼 색상이 선연한, 제가 아주 좋아하는 책인데요. 그 책을 처음 읽어주었을 때, 아이들도 저도 아주 빠져들어서 낭독했던 기억이 나요. 책이 모두 끝나자마자 두 녀석 모두 물구나무 서기를 하듯 엉덩이를 높게 쳐들었어요. 그러고는 “엄마, 지금 나쁜 꿈이 다 빠져나가고 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한동안 저희는 자기 전에 셋이서 엉덩이를 높이 들고, 나쁜 꿈이 다 빠져나가는 이 리추얼을 하고 나서야 불을 끄곤 했어요, 하하.
홍진경 씨가 그랬어요. 모름지기, 행복이란, 자려고 누웠는데,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마음 상태래요. 저는 아이들에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림책을 읽어주는데요, 어떤 날은 한 권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 둘 다 설핏 잠이 들어 바로 곁에서 코 고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어요. 그래도 저는 끝까지 책을 다 읽어요. 원래, 읽기로 했던 (아이들이 각자 한 권씩 골라와요)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불을 꺼요. 제가 만약 책으로 뭔가를 교육하려는 얄팍한 속셈을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없을 거예요. 포근한 이불의 감촉, 엄마의 낮은 목소리, 자꾸만 스르르 감기는 눈, 나른함. 이런 감각을 건네주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자기 체구보다 좀 더 큰 사이즈의 이불, 그리고 이불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하하). 왠지 이 모든 장면들이 아이들의 암묵 기억 속에 다 새겨질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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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저는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얼큰한 국물을 먹는 국물 파거든요. 브라마솔레님은 어떤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리시는 편이세요?
저도 국물파예요. 감기엔 짬뽕이죠. 하하. 짬뽕에 채소 추가 이런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짬뽕에 들어가 있는 채소들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걸 좋아해요 :)
7. 브라마솔레님이 생각하시기에 40대의 멋은 무엇인가요?
교육 용어로 <메타인지>라고 하잖아요.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스스로 아는 능력을요. 저는 30대 중후반 이후에 이게 정확하게 생긴 거 같아요. 삶의 메타인지요. 나는 어떤 것을 잘하고, 생의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았으니, 40대엔 그 소중한 가치들을 좀 더 견고하게 톺아보며 살고 싶어요. 아, 그중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가장자리에 있는 약하고 소외된 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에요. 이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멋이라고 생각합니다.
8-11 나머지 인터뷰는 아래 링크로 읽어주세요.
by 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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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살롱 매거진 에디터들과 게스트 애나님과 함께 리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4명 각자 고른 가장 좋았던 작품과 소감들을 나눕니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진행되고 무료예요! 단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셔야 해요. 이제 기간이 1달여밖에 남지 않았으니 관람을 원하신다면 미리 예약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근처 추천 음식점은 모던 한식 파르크, 카페는 mtl 한남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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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young
라이프살롱 컨텐츠팀 에디터. 디자이너
국가지정문화재인 조선백자 59점 중 절반이 넘는 31점(국보 10점, 보물 21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귀한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전시는 총 4부에 나뉘어서 큐레이팅 되어있었는데요. 1부 “절정, 조선백자" 2부 “청화백자 3부 “철화,동화백자” 4부 “순백자" 중에서 저는 첫 번째 전시장에서 관람의 90% 이상의 시간을 쏟았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하얀 백자들과 대비되는 검은 방 안에 사방에서 도자기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는 정사각 유리 진열대에 명품 백자들이 각자의 자태를 뽐내며 진열되어 있습니다. 어디선가 읽었던 달빛에 비춰진 백자 항아리의 고운 색감과 외형에 대한 글귀가 떠오르며 그 아름답고 귀한 자태에 압도당하는 경험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백자대호 달항아리 세 점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곳에서 한참을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눈을 떼지 못하겠더라고요. 달항아리라는 명칭은 본래 20세기 애호가들이 붙인 애칭에서 비롯된 것이고, 원형의 항아리라는 의미의 원호가 본래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한, 항아리 내부에 잔존하는 물질을 분석한 결과 주방에서 저장용기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나, 정확한 용도는 어느 문헌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달항아리는 현대문학이나 미술에서도 많이 등장하는데요. 이 달항아리가 사실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든 후 접합시킨 것이라고 하네요. 사진 제일 왼쪽에 있는 달항아리가 적당한 크기나 대칭이 잘 맞는 점, 중앙 접합부의 이음새가 깨끗하게 마무리된 점에서 아주 유명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18세기 조선의 백자이자 국보이고 현재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누구신지 정말 부럽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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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na
라이프살롱 'Becoming' 'The Light We Carry' 북클럽 참여. 플로리스트 @seve_fleu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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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nna입니다. 저는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전에서 위 사진과 같이 “백자청화 초화문 호”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꽃을 만지고 있다 보니 화병형태의 이 백자청화가 좋더라구요. 영문으로 붙여진 이름도 Jar decorated with flower! 제가 좋아할만 하죠~ 18세기 전반에 등장했고, 오사카시립동양미술관 소장품 우리 백자. 우리 것인데 일본 소유라는게 슬프네요. 이 백자는 군더더기 없이 코발트블루로 색을 칠하고 투명 광택제를 입힌 자기에요. 더한 설명이 필요없는 깔끔한 백자청화.
더 나아가 이 병에 어울릴만한 꽃은 뭐가 있을지 생각해 봤어요. 맨 왼쪽에 있는 꽃은 예쁜 류코코리네 입니다. 2-5월에 나오므로 항상 볼 수 있는 꽃은 아닌만큼 몸값도 귀하답니다. 아주 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흰색과 보라색도 있는, 저의 최애 중 하나입니다. 중간에 담겨있는건, 작은 다발형태로 카라, 베로니카, 벨클레마티스, 유칼립투스까지 한송이씩 꽂은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맨 오른쪽은 많이들 아시는 국화에요. 한 종류만 놓고 보는게 어쩌면 가장 잘 어울릴 수도 있어요. 백자청화니까요.
이렇게 조합으로 매칭을 시켜보았는데 어떠세요? 꽃을 좋아하신다면 시간내서 꽃시장에 가보세요. 아름다운 힐링이 될거에요. (저에게 주문하셔도 되구요 후훗) 리움미술관 상설전시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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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hana Yoori
라이프살롱 컨텐츠 팀 에디터. 아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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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로 '조선의 백자 군자 지향' 전시에 다녀왔어요. 185점의 멋진 도자기들 중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작품들이 있는데요.그중 하나인 '백자 대호'를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보자마자 현재 작업 중인 저의 '책가도'가 떠올랐어요. 저는 사실 이런 형태를 백자 대호라고 칭하는지도 처음 알았네요. 아름다운 백자의 실물과 어딘가 뚱한 모습의 제 그림 속 백자를 나란히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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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적인 면에서 실물의 조선백자가 압도적으로 우아하지요.🤍
백자 대호는 말 그대로 큰 크기의 백자입니다.
상단은 달 항아리의 절반과 같고 하단은 내려갈수록 점차 폭이 좁아지는데요. 몸체의 상부는 당당하고 아래는 늘씬함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모습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전체적으로 힘이 맺힌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형태가 참 아름답지요? 뛰어난 안정감과 단정한 형태미에 보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집에 두고 자주 눈에 담고 싶은 욕망도 생기더라고요.^^ (도예 클래스 신청했어요.😎)
조선의 백자는 존재 자체로 깊이와 안정감이 전해지는 것이 꼭 '군자'와 닮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듯한 논어의 한 구절도 바칩니다.
군자는...자기를 수양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 자기를 수양하고 남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
<논어> 헌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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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na
라이프살롱 컨텐츠 팀 총괄 에디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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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기 일본, 중국과의 큰 전쟁들로 값비싼 청화안료의 수급이 어려워져서 철안료를 쓰게되는데 이 작품은 청화안료와 붉게 발색된 구리를 같이 썼더라구요. 상황이 좋지 않아도 적당히 믹스맥치해서 쓴 지혜. 그로써 느껴지는 멋.
전시회에서 논어의 위령공편 한 구절이 나왔습니다. ‘군자는 곤궁함 속에서도 굳세지만, 소인은 궁하면 멋대로 군다‘ (A gunja remains steadfast even in poverty, whereas a petty person in poverty gives in to his base desires.)
곤궁함 속에서도 굳센 우리 민족성을 보여준것같아 뭉클했던 작품이에요. 힘들 때 'give in' 하는 사람보다 저도 그렇게 굳세게 살고싶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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