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핵심 기억은 무엇인가요? 5.4.2023
Vol 11. 여러분의 핵심 기억은 무엇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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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from Soyoung
"여러분의 핵심 기억은 무엇인가요?"
안녕하세요 소영입니다.
오늘은 지난 10호 매거진에서 예고 드린 대로 특별호를 기획해 봤는데요. 그 시작으로 지나님 대신 제가 첫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미 뭔가 달라진 게 느껴지시나요? 이번 특별호에서는 각자가 해오던 영역을 벗어나서 역할 바꾸기를 시도해 봤습니다. 역할을 바꾼 특집을 준비하면서 부담감에 후회가 밀려오는 순간도, 새삼스럽게 서로의 능력치에 감탄하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이번 가정의 달에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묵묵히 맡아주는 역할을 새삼 꺼내서 들춰보며 감사하며 지내보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까지 이번 달은 매일같이 축하하고 격려하는 아름다운 한 달을 보낼 수 있을 것만 같은데요. 여러분은 이 많은 기념일 중 어떤 날에 가장 큰 비중을 두시나요? 저 같은 경우엔 어릴 땐 어린이날 선물을 받기 위해 들떠지냈던 기억, 어른이 된 지금은 어떤 어린이날을 아이들에게 선물해 줄까 고민하는 나날들로 5월을 기억하고 있답니다. 어린이날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선물 혹은 선물 같은 하루를 위해 부모님들은 미리부터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겠죠? 저 또한 그렇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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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이들과 어떤 추억을 남길까 생각하다 보면 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다름 아닌 영화 <인사이드 아웃>이에요. 이 영화는 허구이지만 정말 그럴듯하게 우리의 감정과 기억 저장 장치에 대해 표현하고 있죠? 처음엔 주인공 라일리의 핵심 기억이 모두 기쁨이의 파란 구슬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지막 후반부로 갈수록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의 다섯 가지 색이 요리조리 섞인 복잡 미묘한 기억들도 핵심 기억에 저장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많이 안도 되더라고요. 참 모순적이게도 아이들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하기 위해서 혹은 부모님에게 뭔가 대단한 효도를 하겠다고 이벤트를 예약하고 아침 일찍부터 열심히 준비한 하루일수록 아무 일 없이 행복하게만 마무리되지는 않았기 때문에요.
매번 야심 차게 뭔가를 준비할수록 계획에 어긋나는 일들이 생기게 마련인 것 같습니다.(이번 어린이날도 숲속 캠핑을 준비했는데 결국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행선지를 변경해야 했던 저의 경우처럼요) 그럴 때 이 핵심 기억이라는 개념을 떠올리면 어떻게든 돌발 상황을 부드럽게 모면해서 행복한 기억으로 저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외에 다른 건 별로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게 처음 우리의 목적이었을 테니까요.
이번 한주 만이라도 계획에 어긋나는 일들이 생겼을 때 그 문제 자체를 가지고 고군분투 하기보다는 궁극적으로 행복하기로 했던 목적을 생각하며 스무드하게 돌아가는 길을 택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정의 달이라고 좋은 마음으로 아이들, 부모님과 더 자주 연락하고 더 자주 만나면서 얼굴 붉히게 되는 제 지난 경험들...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올해 가정의 달에는 모두의 마음속에 반짝반짝 다섯 빛깔로 빛나는 핵심 기억이 하나씩 만들어 저장되기를 기원합니다.
from. soyo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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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있는 유명 연예인보다 이웃집 따뜻한 언니 같은 이야기라 더 공감 되고 기다려져요 ^^ 간단한 책 리뷰와 소감도, 전시회 후기도, 라이프 팁도 정말 유용해요~ 라이프살롱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언젠가 출판해도 좋을 것 같아요! 다들 매력이 넘치셔서요 :) 책을 통해 만난 인연이 책을 통해 다시 세상에 나온다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라이프살롱 매거진 늘 감사하고 응원드려요!^^
💬 브라마솔레님이 들려주시는 그림책 이야기에 매번 너무 큰 감동을 받는 1인 입니다. 이번 인터뷰 기사에 10살의 멋은 비언어적 직관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라 적어주신 답변이 너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한글이 느린 아이를 매번 걱정어린 시선으로만 바라보던 저를 반성하게 되면서 한편으로 한글이 느리기 때문에 받는 긍정적인 영향을 상상해보니 엄마로서 뿌듯하기까지 한 마음이 드네요. 오늘부터 저는 '가 나 다 라' 가 아닌 비언어적 직관을 같이 해줄 수 있는 엄마로 다시 태어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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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사랑한 두더지>는 제가 좋아하는 잠자리 동화책 중 하나인데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두더지의 순수한 행동도 귀엽지만 함께 등장하는 동물 친구들에게도 큰 감동을 받게 됩니다.
책의 제목처럼 별을 무척 좋아하는 두더지가 있었어요. 땅속이 깜깜하고 외롭다고 느낄 때면 땅 위로 올라와 가장 좋아하는 바위에 앉아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곤 했는데요. 어느 날 바위에 앉아있다가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발견하고는 하늘에 있는 별을 모두 갖고 싶다고 소원을 빌어요.😊
두더지는 하늘까지 닿는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별을 모두 다 따서 집으로 가져왔고 온통 별빛으로 가득한 집이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이 방 저 방을 별로 가득 채운 것도 모자라 별만 따로 모아 놓은 방도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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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날이 갈수록 즐겨앉던 바위가 그리워진 두더지는 땅 위로 올라갔다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슬퍼하고 있는 동물 친구들을 만나곤 너무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죄책감에 숲속 깊이 들어간 두더지는 떨어져 있는 별똥별을 발견하고는 별을 들고 곧바로 친구들에게 달려가 사과를 하는데요.
이 부분이 정말 귀여워요.😆
"미안해, 얘들아. 내가 별을 다 따 갔어. 나 혼자 보고 싶어서 그랬는데, 이젠 알겠어.
별은 우리 모두의 것이야. 내가 다시 올려놓을게."
친구들도 열심히 두더지를 도와 별을 원래 자리에 걸어 놓고 함께 모여앉아 별을 바라보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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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누리는 것과 함께 누리는 것의 가치는 비교할 수가 없죠. 이 책도 함께 누리는 행복을 전하는 책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저는 동물 친구들의 태도가 너무 멋졌어요. 누구도 두더지를 원망하지 않고 곧바로 용서하고 돕는 마음이요.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은 자기 자신을 괴롭히기도 하잖아요. 사과는 순수하게, 용서는 재빠르게 하는 두더지와 친구들이 참 cool 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세상에는 그냥 그대로 두어야 아름다운 것들이 있죠.
별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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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세계에서 유영하며 자라는 아이들 덕분에 왠만한 해리포터 상식과 배경지식을 갖게 된 지 사계절을 두 번 지나고 있다. 해리포터 digging을 좀 해두어야 아이들 앞에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나는 습관처럼 해리포터 검색어를 우선순위에 둔다. 이렇게 라이프살롱을 만났다. 해리포터북클럽인데 어른들의 놀이터라니, 기꺼이 호감을 품으며 북클럽에 가입을 했고 원서로 읽는 어른들의 북클럽에 패기있게 도전했다가 제대로 참석을 하지 못하는 북클럽 날라리 언니로 변모했다. 한번 삐뚤어지면 계속 삐뚤어지게 되는 섭리를 그때 비로소 알게 된 나는 꾸준한 참석도 못했고, 제대로 된 리뷰도 쓰지 못했다. 북클럽장 지나님께 용기를 내어 소식을 알렸는데 돌아온 대답은 “그럴 수 있어요. 괜찮아요. 자기 먼저 살펴요.” 라는 답변을 들었고 다짜고짜 북클럽에 반하게 되었다. 최초로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올에이지(All Ages) 책인 해리포터, 그 책을 아이들보다 열렬히, 재밌게 읽고 있는 어른들의 세계를 보며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것의 경지란 이런 것이구나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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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에 에든버러에 다녀왔다. 해리포터의 세계에 푹 빠진 초4 쌍둥이 남매와 같은 학년 조카, 그리고 해리포터의 세계를 알 턱이 없는 여섯 살 조카를 대동한 웅장한 여행이었다. 파리에서 세 밤을 자고 에든버러로 이동한 우리는 에든버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뾰족뾰족한 첨탑, 스산한 겨울 날씨와 냄새, 낯선 공기와 석양 무렵의 광경들에 파리의 무드가 금세 잊혀졌다. 가족 모두는 한 줄로 열을 지어 캐리어를 끌며 숙소로 이동했다. 그레이프라이어스 커크야드(Greyfriars Kirkyard)를 끼고 돌았다. 그곳은 롤링이 묘비명에서 해리포터 등장인물의 이름의 영감을 얻은 공동묘지였지만 으스스한 기운보다는 신비함이 더 진했다. 방금전까지 비가 오다 그친 듯 거리의 돌바닥이 윤기를 머금었는데 그 광경이 석양의 빛과 마찰되며 반짝반짝 빛이 나서 마치 금으로 만든 길을 밟는 것 같았다. 그곳은 에든버러 올드타운의 중앙에 위치한 에든버러 성으로 가는 로열마일(Royal Mile)이었다. 왕족이 걷던 거리였는데 캐리어만 아니면 우리는 왕이나 공주일거야 하며 유쾌한 수다를 이어나갔다. 이내 해가 지고 비를 머금은 음산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너나 할 것 없이 해리포터의 ost를 흥얼거리게 되었다. 4학년 삼총사는 이미 해리, 론, 헤르미온느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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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는 해리포터 투어를 공공기관이 직접 주관해서 제공한다. 무료로 진행되고 올드타운 곳곳을 다니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워킹투어의 방식이다. 죽은 주인의 무덤 앞에서 14년을 지킨 충견 보비를 추모하는 보비상이 있는데 그곳에서 투어 신청자들이 모였다. 예정된 시간이 다가오자 신청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마침 저 멀리서 망토를 두르고 그리핀도르 목도리를 한 분이 점프하며 달려왔다. 모두가 그분이 도슨트라고 직감한 순간, 마법사처럼 지팡이를 휘두르며 자신이 해리라고 했다. 일초도 쉬지 않고 이야기하는 해리포터 스토리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해리포터 호그와트의 모티브가 된 에든버러 성(Edenburgh castle), J.K.Rolling이 유모차를 끌고 아이가 잠이 든 틈을 타 집필을 했다는 엘리펀트하우스(elephant house) 등 상징적인 장소에서 재밌는 도슨트의 이야기가 잘 버물어졌다. 특히 조지해리엇 스쿨(George Heriot’s School)이 참 인상 깊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사립학교로 4세부터 18세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 학교였다. 해리포터에서 기숙사의 원형이 된 곳이었는데 마침 학교 점심시간이라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바깥놀이와 활동을 즐기는 모습에서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의 어릴 적 모습도 투영해봤다.
투어를 마친 삼총사는 “드디어 꿈을 이루었어요. 엄마” 라고 말해주었다. 해리포터를 알 턱이 없는 조카가 지루해할 때마다 사탕과 과자를 주며 어르고 달래던 내 노력이 빛을 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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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에든버러에 머물렀던 우리는 천천히, 유유히 올드타운과 뉴타운을 오가며 에든버러의 전경을 감상했다. 코난 도일, 다윈, 애덤스미스 등 걸출한 인문학자들을 배출한 도시 에든버러, 북쪽의 아테네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지혜’라는 가치가 무엇인지는 유모차를 끌며 분주히 오가는 엄마들의 눈빛에서도, 책을 사기 위해 줄지어 선 사람들에게도, 버스에서나 지하철에서 만난 사람들의 손에 쥔 오래된 책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에든버러에서 본 것은 세계적인 문학이 탄생한 시민들의 분위기와 문학적 장소성에 대한 시민들의 예의였다. 타임터너, 시간을 돌려 해리포터가 있었던 그 곳에 우리가 서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이 새삼 다르다는 것도 알았다.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다는 것을 꿈을 이루었다는 표현으로 알게되었다.
계절에 흐름에 맞게 살아오는 어린이들에게 5월은 다른 리듬이 감돈다. 이쯤 되면 어른들끼리는 어떤 선물을 준비했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안부를 묻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은 다름 아닌 시간, 타임터너 같은 신비한 시간 일 것이다. 무엇을 하지 않아도 어디를 가지 않아도 어린이들이 존재 그 자체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에 대한 환대를 선물했으면 좋겠다.
special column by 강영아
- 저서 <공감수업>, <그림책으로 만난 어린이세계>, <아무튼, 남고 (곧 출간)>
- 라이프살롱 'Harry Potter' 'The Light We Carry' 북클럽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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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5월 첫째주 특집 '좋아하는 그릇이 있는 생활' 이라는 주제로 한 브랜드를 깊이있게 인터뷰하게 된 브라마솔레 입니다.
저는 오랜동안 도자기 그릇을 생활속에 쓰고 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 도자기 그릇을 쭈욱 써보니 느낀 것은 꼭 셋트 구성으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사용하기에 가벼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어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세라믹 브랜드 '히스 세라믹' 파리에 여행 갔을때, 직접 구입했던 '아스티에드 빌라트'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 사랑스러운 '빌레로이 앤 보흐' 그릇을 소규모로 만드시는 도예가분들의 개인 공방 그릇들을 모아 야금야금 써보니 브랜드마다 고유한 그릇의 느낌과 질감이 다 다르더라고요.
취향이라는 것은 개인적인것이라 무엇이 제일 좋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가벼워서 자주 꺼내 쓸 수 있고, 모든 음식과 (한식 양식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잘 어울리는 조화로운 그릇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저는 '청송백자'를 제안하고 싶어요 :)
제가 청송백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인터넷에서 누군가 사용하고 있던 '청채반합' 사진을 통해서 였어요.
유백색의 볼에 담긴 노오란 초당 옥수수 수프의 대조가 너무도 선명해서 더 기억에 남았던걸까요?
수프가 식지 않도록 뚜껑을 비스듬히 덮어두었는데, 그 뚜껑의 디자인이 정말 간결했는데 너무 사랑스러워보였어요. 둥글고 높은 볼 위에, 푸른색 띠를 한 줄 두른 뚜껑이라니요. 꺄아😆 그때 처음 <청송백자>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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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청채반합은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으로, <청채반합 13> 입니다. 수프나 요거트, 죽 같은걸 담기에 딱 좋은 크기예요.
하지만 그때엔 인터넷 쇼핑몰이 생기기전이어서, 경북 청송에 위치한 청송백자 전수관에서 팸플릿을 우편으로 보내주시면 팸플릿만 참고하여 청송백자를 주문해야 했기에, 그릇의 무게, 형태, 질감 같은게 확실히 감이 오지 않았어요. 저는 무엇보다 이름 그대로 생활자기로 쓸 수 있는 그릇이려면 첫째도 무게, 둘째도 무게, 셋째도 무게가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무게를 가늠하려면 실제로 들어보고, 살펴보아야만 결정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청송백자를 안 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실제로 만나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최근에 안국동 이음갤러리 전시를 통해 직접 볼 수 있었어요. 전시상품 할인판매도 했었고요) 살림살이로 들이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요즘에 누군가 저에게 가장 좋아하는 그릇이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주저하지 않고 청송백자라고 답할만큼 아끼며 잘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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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백자는 실제로 조선시대때부터 생활자기로 쓰임받았던 지방요 입니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한 그릇들에 밀려나기 시작했다고 해요. 결국, 청송백자를 만드는 공방들이 하나둘 문을 닫게 되었고, 그 명맥이 희미해져갔으나, 청송백자의 마지막 사기대장이었던 고만경 옹의 도움으로 다시금 전통을 이어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2009년, 드디어 경북 청송군에 청송 백자 전수관을 설립하게 되었고, 현재는 총4명의 전수자들이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지속하는 한편, 현대 생활에 맞는 실용자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요.
청송백자가 다른 도자기 그릇과 다른점은 먼저 '원료'에 있어요. 청송백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도석'이라 불리는 흰 돌을 곱게 빻아서 그 가루를 사용해 만드는 그릇입니다. 흙으로 빚어 만든 일반적인 도자기 그릇과는 확연히 다른 질감과 무게, 색을 갖게 해요. 아이보리빛이 살짝 도는 유백색 그릇에 별다른 장식없이 푸른색 테두리만 그어둔 간결한 멋. 저는 이 디자인이 너무도 모던하게 느껴져요.
조선시대부터 써 온 도자기임에도 불구하고 색깔이나 패턴을 강하게 넣는 외국의 도자기들보다 더욱 양식에 잘 어울리는 그릇이기도 합니다. 테이블에 올려만 두고, 바라보기만 해도, 명상을 하는듯한 맑은 기운을 주는 오브제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의 아스티에드 빌라트의 그릇들이 이렇게 '보는 그릇'으로 아름다움을 다하는 도자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청송백자는 그에 비하면 오히려 더 심플하지만, 조용한 품격이 느껴집니다. 도석을 빻아 만든 그릇이라, 유약하지 않아 쉽게 깨지지 않고요. 하지만 그릇 하나하나의 가격은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예요. 그래서 저마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꼭 필요한 것, 자주 쓸 수 있을만한 것을 구입하기를 추천해요.
개인적으로 저의 추천제품을 꼽으라 한다면 주저않고 <청채 머그> 입니다. 우선 잔의 크기가 커서 참 좋아요. 크기는 커도 투박함과는 거리가 멀어요. 전체적으로 날렵하고 유려한 선을 갖고 있습니다. 손잡이의 그립감도 좋고, 결코 무겁지가 않아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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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살롱 매거진 구독자님들도 '좋아하는 그릇이 있는 생활'을 꾸려보시길 권해요. 매일마다 반복되는 밥 차리는 일, 일 할 때 곁에 두는 커피 한 잔의 일상도 단조롭지 않고 조금은 더 입체적으로 느껴지거든요.
by Bramasole
- 더 많은 제품들은 청송백자 쇼핑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청송백자를 만드는 아름다운 과정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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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엇이든 좀 더 예쁜 게 좋습니다. 그게 보기에도 좋고 기분에도 좋더라고요. 매거진 5호 '다르게 보는 능력' 에서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다르게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기왕이면 똑같은 것도 조금 더 예쁘게 보면 좋겠지요. 저는 살림이라는 게 결국 내가 갖고 있는 것을 더 예쁘게 보려는 노력인 것 같습니다.
노력에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저는 필요조건으로 1번 애정을 꼽겠습니다. 애정 없이는 뭘 예쁘게 보려는 노력 자체가 힘듭니다. 내 집이 내 마음에 안 들고 내 가족(저 남의 편 밉다 미워. 애들은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등 불만이 많으면 노력하기가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청소와 살림은 약간의 도피처(청소라도 해야 뭔가 기분이 나아지는)가 되거나 짜증 나는 일이 될 수밖에 없어요. 집이 예뻐 보이지 않다면 내 눈에 예뻐 보이게 정돈 하고 가족에게 쌓인 게 있다면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이렇게 다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언쟁을 두려워하지 말고 응어리를 풀려는 노력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2번은 나를 위해 한다는 마음입니다. 저는 대부분 집에서 일을 하는데 점심을 먹고 나서는 웬만해서는 아침, 점심으로 쌓인 설거지를 합니다. 아침엔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빨래를 세탁기에 넣는 것 같은 것 빼고는 집안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점심에 몰아서 하는데 이걸 안 하게 되면 저녁을 먹고 나면 싱크대가 터져날 정도로 쌓입니다. 예뻐 보이지 않아요.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꼭 중간에 한 번쯤은 합니다. 뽀득뽀득 씻고 싶으면 직접 설거지를 하고 좀 많거나 기름이 많이 낀 설거지는 애벌 해서 세척기에 넣어두고 저녁식사 후 한꺼번에 돌립니다. 포인트는 싱크대를 비우는 거예요. 그러면 부엌이 예뻐 보여서 저녁도 예쁘게 차리고 싶어집니다. 맛있는 걸 하고 싶어집니다. 누굴 위해서가 아닙니다. 나를 위해서예요. I'm doing this for me.
3번은 살림 잘하는 사람은 머리가 좋다. 라고 믿는 것입니다. 살림을 하면 할수록 살림 잘하는 사람들은 똑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을 볼 때 식재료 하나로 몇 가지 음식을 생각하는 능력은 그 요리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하고 재료까지도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머리만 좋은 게 아니라 경험도 있어야 가능한 거에요. 그리고 집안일의 소요 시간까지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과 육아를 하는 일상의 자투리 시간에 집안일을 해냅니다. 한꺼번에 하면 에너지와 시간 소모가 크니까 일의 중간중간에 집안일을 테트리스같이 끼워 넣으면 부담 없이 해낼 수 있어요.. 살림 만렙이시라면 당신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믿어도 좋아요 :)
마지막으로 지저분해도 '당당한 난리 블루스' 마인드. 집이 지저분한 것을 모두 엄마의 탓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난리 블루스, 즉 카오스 상태는 엄마 혼자서 할 수 없다는 시점에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에게 일임할 때가 왔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집안일마다 용돈이 지정되어 있어요. 아이들은 그 돈으로 설탕 가득한 군것질을 사 먹거나 문구류를 사지요. 엄마가 일요일에 한꺼번에 주기 때문에 자연스레 용돈기입장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최근 계속해서 커지는 배 때문에 힘들어서 청소도우미님이 매주 한 번 오세요. 저보다 훨씬 즐겁게 청소하시는 분이 오십니다. 처음엔 좀 괜히 나가는 돈 같았는데 생각해 보면 아이의 인라인스케이트 레슨 1회에 나가는 돈이랑 비슷하더군요. 그렇게 보니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서는 이 정도는 충분히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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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의 살림 바이블과 같은 책인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의 한 구절로 마칩니다 :)
'청소는 품위 없는 노동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되찾는 활동이다. 집안일은 삶에 꼭 필요한 요소다. 쓸고 닦고 세탁하고 요리하는 일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고 자기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는 일이다. 여자든 남자든 사람은 자기가 더럽힌 것은 스스로 깨끗히 치울 수 있어야 한다. 남에게 그 일을 시킬 능력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물리적인 노동의 세계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 세계에는 아름다움과 올바름의 가치가 있다. 집을 청소하는 것은 이를 닦는 일과 같다. 꼭 필요한 일이라는 일이다.' (p.83)
by G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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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아팠고, 가족과 지인들이 화장품을 선물해 주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제 피부가 새로운 화장품에 적응하느라 계속 시련을 겪는 줄도 모르고, 선물해 준 사람의 성의가 고마워서, 그리고 정말 피부가 아프고 싶지 않아 열심히 발랐어요. 세수를 하나 안 하나 똑같은데 왜 하는지 하는 마음이 드는 날도 있었고, 어느 날 밤엔 더 많은 화장품 정보를 검색했어요. 중요한 날 하루 전에는 유명한 피부관리숍에 가서 관리를 받고 더 아픈 피부가 되어 중요한 날을 맞이했어요. 그 이후에 아예 스페셜한 관리를 하지 않고 포기(?) 했더니 아프지는 않았어요. 대신 얼굴이 항상 답답했어요. 그러거나 말거나 그게 기본값이 되어 그럭저럭 지냈답니다. 그러던 제가 일을 시작하면서 동네 피부관리숍에 예약을 했어요. 회사는 예상보다 건조했고, 사람을 대면하며 일을 하려니 제 피부 상태 때문에 일에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예약은 다름 아닌 유료 피부상담이었어요. 당장에 관리부터 받고 싶은데 상담이 필수라니…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세수만 하고 바로 달려갔죠. 관리숍 선생님은 세수만 하고 온 저를 보자마자 로션을 주며, 이러지 않아도 피부는 다 보이고 진단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물은 잘 마시냐고 물어보셔서 솔직하게 잘 안 마신다고 했어요. 이유는 목이 마르다면 이미 늦은 거라고 하던데, 우리 몸은 목이 마르기 전에 물을 마셔줘야 하는 거라니 이왕 늦은 거 좀 있다 마신다고 답했죠. 그리고 2리터의 물을 마신다고 피부가 좋아지기는커녕 춥기만 했다고 말했어요.
저는 이런 솔직한 이야기를 하면서 제 자신에게 놀랐어요. 이전에는 상담만을 위해 간 적도 없고. ‘잘 보이려고’ , 뭐든 잘 알고 온 척했던 것 같았어요. 상담뿐 아니라 사람을 만날 때 잘 보이려고 하던 저의 습성이 하나 걷어진 것 같아 개운했달까요. 저의 개운한 마음과는 달리 제 대답에 잠시 패닉에 빠지셨던 것 같은 관리숍 선생님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왜 피부가 안 좋아진 것 같냐 물으셨어요. 예전에 모공을 줄이는 시술을 받아서 나빠진 것 같다고 답을 했고, 그게 언제 일이냐 물어서 10년 전의 일이라고 하니 그럼 그건 너무 오래전 일이라고 하셨어요.
저는 깜짝 놀랐어요. 정말 그렇다고 믿고 있었거든요. 지금까지도 내 피부에 영향을 끼친 대사건이고 그게 시작이었다 생각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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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상담을 계기로 저는 피부를 다르게 보게 되었어요. 다르게라기보다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가 맞겠어요. 여태 제가 찾아본 건 피부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화장품’에 대한 정보였으니까요. 저처럼 피부 고민이 있으신 분들께 제가 알게 된 것들을 알려드릴게요. 아주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것들이기도 하고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시도해 보셔도 좋을 거 같아요.
- 세안제는 피부 위의 먼지를 흡착하는 역할을 하는 거라 손에서 거품을 내야 하는 게 아니다. 세안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손이야말로 거품내 잘 씻고 젖은 손에 가득 세안제를 짜서 바로 얼굴에 올리고 1분간 롤링한다. 어떤 타입의 세안제도 상관없다.
- 수건으로 얼굴을 화장솜으로 얼굴 닦아내듯 하지 않고 눌러 닦는다. 피부의 각질은 누르는 것! 각질은 벗겨내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벗겨낸다? 스스로의 힘으로 탈락되게! 어떻게 그런 힘을 갖죠? 물과 음식과 수면과 운동으로!
- 피부에 바르는 것은 스킨토너-보습 에센스-보습로션. 스킨부터 모두 두드려 바른다. 스킨 단계를 생략하고 큰 입자부터 바르는 것은 피부에게 큰 스트레스라고 한다. 작은 입자로 인사하기, 안녕? 두드리는 것의 의미는 진동을 전달하는 것( 디바이스 사용도 진동을 주는 것) 피부에 바르는 것의 종류는 줄이고 양은 듬뿍.
- 피부에 홍조나 열감이 있다면 무산소 운동보다 가볍게 걷기를 선택할 것
- 재생이 안될 때는 아직 몸 곳곳에 수분이 잘 전달되지 않았구나 생각하고 생활습관을 살펴보고 컨디션을 조절해 주기
2달간의 시간이 흐르고 느낀 건 한방이라는 건 없구나 였어요.
피부관리의 달인, 관리숍 선생님도 주변에서 숨겨둔 비결이 뭐냐고 묻지만 정말 매일의 작은 습관들이라 말해서 다들 실망한대요. 아 참,‘극적인 변화로 깐달걀 되어야지.’라고 결심한 사람이 제일 위험하대요. 저처럼 피부를 포기했다가 극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실수를 하지 마세요. 😉
그리고 고민이 있을 때는 혼자 해결책을 찾는 편인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본 경험이 정말 좋았어요. 아직은 요철많은, 재생이 더딘 피부지만 제 피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시 힘내줘서 고마워! 그리고 고생했어.
몰라서 정말 미안했어.☺️
여러분도 오늘 밤엔, 피부에게 다정하게 말해주세요. 못하고 있어도 잘 하고 있어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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