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저도 이제 마흔이라 잘은 모르지만 제 삶을 쭉 뒤돌아보면 '~해야 할 것 같은 나'를 내려놓고 그냥 '나'를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제 삶의 변화에는 몇몇 단계가 있었어요.
Step 1. 가족, 주위 사람들의 (나 혼자 생각한)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엄청나게 열심히 삽니다. 내가 원하는 건지 인지할 새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삶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 삶을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사는 건 아니라는 순간이 옵니다.
Step 2. 상황 부정. 그러나 이미 시간은 많이 흘러 일은 일어났기에 결국 그 탓을 남 또는 상황 탓 또는 나에게로 돌립니다. '이렇게 된 건 그 학교 못 가게 한 아빠 때문이야' '그때 우리 집이 그렇지만 않았어도..' '이 멍청이야 생각도 없이 살았냐. 뇌는 있는 거냐? 못났다 못났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입니다.
Step 3. 현재 상황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시기입니다. '그 학위를 따고 결혼해서 집에 있는 게 말이 돼?' '남편과 나랑 똑같이 공부했는데 왜 나는 집에서 애 보고 남편은 커리어 쌓는데?' '새벽 기상 4시!!!! 파이어!!!' '블로그를 키우자!' *버닝하는 시기
Step 4. (몇 년 후) 결국 삶의 변화가 왔습니다. 내가 싫어하던 상황에서 벗어나기는 했습니다. 이전보다 삶에 만족합니다. 그러나 '~해야 할 것 같아'에서 벗어나기에는 고질적인 습관이 오래 자리를 잡아 좋아하는 일을 함에도 과도한 일, 감정 소모에 번아웃이 종종 오면서 이제 또 사람들의 이야기에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다음 단계로 가야지' '언제까지 이렇게 일할 거야?' '너 어떤 일한다고? (그게 일도 돼?)'
Step 5. 내 삶의 모든 것을 강제적으로 리셋해야 하는 이벤트가 생깁니다. 그것이 저는 셋째 출산입니다. 여성에겐 결혼, 출산이 되는 경우가 많죠. 해외 이주가 될 수도 있고 가족 구성원이 아플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던 지금같이 살수 없는 이벤트가 생깁니다. 이때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시기가 됩니다.
Step 6. 이제야 내 삶을 진짜 산다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의 나 자신에 만족합니다. 내 삶의 모든 것을 껴안았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진짜 내적인 성장이 시작됩니다.
저는 지금 Step 6에 왔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Step 7은... 나중에 오면 그때 또 공유해 드릴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