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아이 둘만 있을 때 제주 3주 살이를 했었는데요. 그때도 제가 거의 똑같은 말을 했던 것 같아요. 그때 인스타그램에 '나는 아침에 팬케이크를 먹고 살 정도만 되면 된다'라는 인플루언서의 말에 공감했다고 하면서, "책 읽고 글을 쓰고 창조적인 일을 종종 하면서 가족들과 가끔 바다에 가고 서핑도 하고 팬케이크도 먹고사는 삶" 을 원한다고 썼어요.
이번에도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던 코모 호수에 세 아이와 함께 있어보니 그 마음은 여전히 동일하다는 걸 느꼈어요. 3년간 일 면에서는 수익은 거의 비슷(아니 더 적을지도요...) 하지만 유튜브와 매거진을 꾸준히 하게 되면서 예전보다 창조적인 일은 더 많이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러나 어디 가서 사업이라고 하기엔 시스템도 없고 몇 년째 수익 성장도 없어서 시장 논리라면 벌써 사업을 접어야 했겠지만 저는 아직도 대표 김태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세금과 건강보험(현재 해외라 중단), 국민연금 낼 돈과 북클럽 운영진과 수익을 나눌 정도는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면서요 ☺️
그렇다고 제가 사업 면에서 아주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에요. 의외로 사업이나 브랜딩 공부하는 걸 좋아해요. 문제는 실행보다 공부를 좋아한다는 것이지만요... 그래도 그런 공부를 하면서 제가 취할 수 있는 부분은 취하고 불필요한 불안감 조성 (성장이 없으면 사업은 끝입니다!!) 이나 저에게 불필요한 욕망 부추기기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벌어들이는 것이다) 같은 것엔 현혹되지 않으며 재밌게 공부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실행하는 날도 오겠지 하면서요.
코모 여행을 다녀오니 저는 지금 아무것도 안 해도 충분히 좋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나 고된 일을 하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남편의 노동력에 기대서요...)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어요. 그리고 스트레스받지 않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일과 여가가 구분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어요.
가끔은 지금 삶에 만족한다고 말하는 것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나의 미미한 성장으로부터 나의 자존심을 보호하기 위한 감정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여행으로 마주할 때마다 현재의 내 삶에 만족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느끼고 옵니다. 그리고 그 만족의 뒷단에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아'라는 마음에 저는 계속 사장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느리지만 앞으로 가고는 있는 사장.
세상에 이런 사장도 있는 거 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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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방학에 지쳤을 지나님의 모습이 떠올라 짠했어요. 해외살이중에 육아와 살림에 나를 챙길 시간도 여유도 없는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 것 같아 맘이 아팠네요. 그래도 다시 이성을 찾아 남편분께 귀여운 사과도 하시고 자기객관화를 하셨다니 너무 대단하신걸요. 이성의 끈을 놓으면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한참이 걸리는것 같아요.. 저 또한 무수하게 불안한 감정이 요동쳐 어떻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도 결국 우리는 책으로 돌아오게 되네요. 책을 손에 들면 어떻게든 다시 안정되는 우리.. 마치 안정제와 같은 ㅎㅎ 시어머님과 다정한 북클럽도 하신 모습에 웃음이 났어요. 너무나 예쁜 모습에^^ 북클럽이 정말 거창할게 없는것 같아요. 책 하나로 같이 감명받는 부분을 공유하고 마음을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울고 웃고.. 전 언젠가 남편과 책 하나로 얘기해보고 싶어요. 너무나도 다른 둘이라 언쟁을 하게 되겠지만 그것도 과정이겠지요. 아이들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갔으니 다시 기쁜 마음으로 천천히 좋아하는 것 하셔요 지나님. 응원합니다. (얼던)
💬
Great Quote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 우린 살아가는 동력을 얻는다.
P.137, 언어의 온도 - 이기주
👉 이번 매거진 내용의 KEY가 되어준 한 문장. 힘들고 지금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 시작해야 하는 때도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 둘을 키우며 큰 집에 살면서 필라테스를 하고 베이비시터가 올 때 백화점을 다니던 그때의 내가 그랬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지만 그 외에 비생산적인 내 삶이 미치게도 싫었다. 결국 나는 몇년 후 진짜로 생산자!가 되었다 😆 지금은 내 성장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때의 내 삶과 지금을 비교하면 완전 다른 사람의 삶이다. 그렇게 원하는 삶을 만들어낸 나는 이제 다음 단계로 가려고 한다. 물론 지금도 충분해서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 이 시간도 재밌다. 왜냐면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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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Italy vlog ep. 17 나 자연을 정말 좋아했네! (코모 호수 - 네소, 벨라지오) (영상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