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세요? 수면시간 몇 시간, 일하는 시간, 가족을 위한 시간, 나를 위한 시간의 비율이 마음에 드는 요즘인가요?
요즘은 사실 아주 뒤죽박죽인 삶을 살고 있어요. 새벽 1시에서 2시, 늦게는 3시를 넘어서 자고, 7시 반쯤 일어나서 아이들을 등원시키다 보니 수면시간이 부족해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보통 수면시간은 5시간 정도, 때로는 6시간 정도는 되는 것 같아요. 일하는 시간은… 왜 하루 종일 같죠? 아이들이 자는 새벽이면 제품에 함께 나갈 소스를 만들고, 개인사업자의 업무를 처리하고, sns 홍보도 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포장하고 택배를 체크해요. 예전에는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많이 보냈다면, 요즘은 일의 비중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저를 위한 시간은 거의 없네요.그래서 많이 지쳐있는 요즘이에요.
그런데 어제는요. 갑자기 생긴 시간을 이용해 오랜만에 브런치를 즐기고 잠시 쉬었더니 에너지가 충전되었어요.그리고 라이프살롱북클럽에서 진행하는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북클럽코스를 신청했어요. 이 책을 읽는 시간이라도 나를 위해 확보하고 싶어서요. 예전에는 책을 완독하지 못하면 속상하고 자책했는데, 지금은 책의 일부분이라도 아이디어를 얻고 멤버분들의 지혜와 인사이트를 듣고 싶어서 신청했어요. 뭔가 실패할 걸 알지만 도전하게 된 저의 마음의 변화가 마음에 들어요.
3. 지금 사용 중인 테이블 위에 어떤 것들이 올려져 있나요?
완독 못해서 미련이 남은 <Harry Potter 5권>과 지금 읽고 있는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아이들이 읽던 그림책이랑 요즘 최대 관심사이자 업무이기도 한 <인스타그램 브랜딩 레시피 >라는 책도 있네요. 왜 이렇게 지저분하죠. 아이들이 그리던 그림까지 아주 뒤죽박죽입니다. 테이블 위의 상황이 제 삶 자체를 보여주는 거 같네요.^^
4. 요새 입에 맞는 음식은?
요즘은 뭔가 맛있게 먹은 음식이 없어요. 삶을 쫓기듯 살아서 그런지 일하다가 급히 저녁을 차리고 먹으면 기진맥진해서 음식이 다 맛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방금 입에 맞는 음식을 찾았네요.
오늘 첫째 아이가 구내염으로 아파서 집에 있는데 동네의 ‘촌국수집’ 물국수가 먹고 싶다고 해서 함께 먹으러 왔어요. 분명 인터뷰 시작에는 입맛 없다고 글 써야지 하고선 지금 보니 민망하게 시원한 물국수를 완전 다 먹고 ^^ 따뜻한 멸치육수까지 한 그릇 얻어서 국물까지 다 마셨어요. 그렇다고 사 먹는 음식을 맛있어하는 건 아닌데 제가 가는 이 집은 워낙 육수나 고명에 정성이 많이 깃들어서 그런지 맛있어요. 누군가 날 위해 정성 들여 만들어준 음식, 그게 저에게 필요했나 봐요.
5. 어떤 향을 좋아하세요? 이 향 맡으면 잠시 ‘이너 피스’가 찾아온다- 그런 향 있나요?
원래는 우디와 가죽 레더 계열의 향수를 참 좋아했어요. 그래서 출근길에는 향수를 고르는 것도 일 중의 하나였던 거 같아요. 일하다가 힘들거나 지칠 땐 스치듯 느껴지는 향기에 위로를 얻었어요. 플로랄 계열은 안 좋아했는데 유일하게 딥티크의 도손은 유난히 좋아했어요. 중성적인 향을 좋아한 거 같아요. 그땐 정말 많은 향수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임신과 출산, 육아를 하면서 향수를 못 쓰고 지낸 지 6년 정도 되었네요. 그래서 대안으로 핸드크림도 써보고 했지만 매번 손 씻고 바르는 게 안돼서 향수만큼의 위로의 효과는 제게 없었던 거 같아요.
아이가 좀 크고 나서 동생이 출장길에 “누나도 누나 인생 찾아야지.” 하면서 사다 준 바이레도 블랑쉬(지금 유일하게 유통기한이 사용가능한?)를 아주 가끔 뿌리면 무언가 ‘자신감’과는 다른 느낌, 그러니깐 내가 멋스럽게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향기를 덧입어서 분위기가 있어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나를 소중하게 대하였다는 자기존중의 표식인 거 같아서요. ^^ 글을 쓰다 보니 딥티크 도손을 다시 사봐야겠어요. 지금 시향 하러 가면 또 다른 향이 좋을 수도 있겠죠? 향에 대한 취향의 변화 또한 반가울 거 같아요.
6. 최근에 완독한 책의 좋았던 구절이 있다면?
완독은 못했지만 꼭 나중에 완독하고 싶은 <Harry Potter 5 불사조 기사단>이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에요. 덤블도어가 the lost prophecy에서 이야기했던 구절이 생각나요.
‘There is no shame in what you are feeling, Harry,’ said Dumbledore’s voice. ‘On the contrary … the fact that you can feel pain like this is your greatest strength. Harry, suffering like this proves you are still a man! This pain is part of being human-‘
음 ,제 자신을 돌아보면 삶을 산다는 게 나만 힘든 것이 아닐 텐데 나만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가에 대한 의문과 나의 나약함에 대한 자책이 늘 있었거든요. 그런 저의 감정에 위로가 되는 구절이었어요. 이런 고통을 느끼고 그 감정을 토로할 수 있는 것 또한 나의 강점이고 살아있는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이구나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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