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에너지를 짜낸다는 이야기에 지나님은 젖이 생각난다고 하셨어요. 지금 한창 모유 수유 중이시라, 이 대화속에서 아이디어가 생각났어요.
아이를 낳아 젖을 먹여본 엄마들은 다들 아실 거예요. 젖은 많이 짜내버릴수록 더 새롭게 차오른 다는 걸요. 그 과정이 힘들고 귀찮을 때도 있지만 시간을 정해서 규칙적으로 젖을 유축해내고 나면 아기가 맛있게 먹을 새로운 젖이 차오르죠.
그렇다면 긍정에너지는 다 써버리고 나면 사라질까? 아니면 다시 새롭게 차오를 수 있을까? 이 가정의 결론을 내리기 전 제 근래 경험을 나눠 보려고 해요.
전 올해 봄부터 가업으로 내려오는 민물장어 양식업을 브랜드화 시키고 스마트 스토어를 통한 소매판매의 루트 개척을 시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엄청 멋있어 보이네요.
실상은 혼자서 로고 및 브랜드 이미지와 상세페이지 디자인 작업도 하고 장어 밀키트에 들어갈 소스도 직접 끓이고 고기 굽다가 사진도 찍었다가 후기 댓글도 달고 홍보 영상도 만들고 북 치고 장구 치며 아주 난리 법석을 떨며 지내 왔습니다. 하지만 나의 노력과 희생에 비해 사업의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 마음에 큰 슬럼프가 와버렸어요. 모든 게 하기 싫고 무기력하며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죠. 한동안은 그 무력감 속에 빠져있다 보니 점점 더 우울해지더라고요.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을 때 새로운 일을 도전해 보았습니다.
으라차차 긍정 에너지 짜내기
1단계. 새롭게 생활 반경을 넓혀보아요.
아주 오래전부터 한 번쯤은 도전하고 싶었던 바로 그림 배우기. 그림은 제게 가장 자신이 없는 일 중 하나였답니다. 학창 시절 회화 실기는 모조리 C였으니 말 다 했죠. 일주일에 2번, 각 2시간의 시간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 기한을 정해두고 시작했어요.
으라차차 긍정 에너지 짜내기
2단계. 에너지가 너무 바닥나거나 지치지 않게 기간을 정해 보아요.
(원래 계획은 8월에 시작해서 9월에 마칠 계획이었지만 작품 완성을 위해 10월까지 3개월을 배웠어요)
선 긋기부터 시작해서 나의 이야기를 캔버스에 남기는 작업으로 목표를 정하고 단기간 도전했습니다. 처음에는나만의 행복을 위한 취미 활동에 시간과 돈을 투자해도 될까라는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이런 생각들은 워킹맘이나 전업주부 모두 다 같은 마음을 가질 거 같아요. 그렇지만 이대로 포기하면 후회 할 거 같아서 걱정은 접어두고 이 시간을 최대로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그림 그리는 순간들을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으라차차 긍정 에너지 짜내기
3단계: 나의 도전을 격려하며 스스로 아껴주기
그리고 짧게라도 그림을 그렸던 영상을 인스타 피드로 남기면서 이날의 행복했던 그 순간의 나를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나의 도전의 기록이 하루, 이틀 시간들이 쌓여가고, 그 기록은 지치려고 하는 나에게 일상 속 책임과 의무를 (가사 일, 업무, 아이 양육 등) 그 순간만큼은 몰입해서 끝을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주었던 거 같아요. 나의 새로운 취향을 찾아보는 두어 달의 시간이 제 삶의 긍정적 에너지를 짜내본 시간이 되어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