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급히 해야 하는 결정들이 무수했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일상이 무너진 날들이 있습니다. 지금도 100% 돌아왔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7-80% 까지는 복귀한 것 같아요. ‘일상을 되찾아야 결정도 잘하지!’라고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 (관련 인스타 피드).
일상을 되찾으려 가장 먼저 시작한 게 정리 정돈이었습니다. ‘바쁜 일 끝내고 해야지’ 하면서 마음먹게 되니 보통 때 간단히 하던 청소도 미루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청소하며 버리기 시작했는데 버릴게 또 왜 이리 많던가요. 버리려고 분류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사소한 정리의 결정들이 제가 요즘 당면했던 중요한 일의 결정들과도 매우 닮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1. 미룰 수 있으면 당장의 결정을 미루고 싶어 하는 마음. 어떠한 결정이든 정신적, 신체적 소모를 요구하기 때문에 결정을 싫어합니다. 버리는 것도 머리를 쓰고 몸을 쓰고, 또 내가 당장 더 즐기는 일을 하는 시간을 써야 하기 때문에 미루고 싶어 합니다. ‘이 일만 끝나면 정리할 거야’ 그런 생각들로 점점 집이 지저분해지죠. 중요한 일도 자꾸 결정을 미루게 되는데 이런 수동적인 자세는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2. 완벽주의의 부상. 갑자기 완벽하게 하고 싶어집니다. 청소도 기왕 하는 김에 열심히 하려다 중간에 지쳐 처음의 의지가 꺾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결정도 마찬가지로 완벽한 결정을 하려다 결국 스트레스로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더라고요. 브레네 브라운의 The Gifts of Imperfection (국문: 나는 불완전한 나를 사랑한다)에서 완벽주의는 일어날 수 있는 실패로부터 나를 지키려 하는 일종의 심리적인 방어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습니다.
3. 근시안적인 생각들의 등장. 버릴 때나 결정을 할 때나 우리는 그것에 온 집중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크게 보지 못할 때가 있죠. 버리는 것도 결정하는 것도 크게 생각해야 합니다. <단순하게 살아라>라는 책에서도 주변을 깔끔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조직력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을 보지 못하는 통찰력의 부족이라고 나왔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간단한 일상이 내면과 외면의 상태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일상을 잘 사는 사람은 건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에겐 위의 세 가지가 골고루 버무려진 욕망들, 즉 최대한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싶은 완벽주의적인 욕망이 일상에서도 그대로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상의 사소한 결정들까지도(치우기, 정돈, 식사) 미루었고요. 이젠 알게 되어 작은 행동들을 하나씩 하며 일상을 되찾고 제 중심점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낮과 밤으로 기록적인 더위에 몸이 지칠 수 있는 여름입니다. 자녀가 있는 분들은 방학도 한창이고요. 이런 기간도 제 상황과 비슷한 '특수상황’이 될 수 있겠지요. 이런 때는 기존의 일상과 루틴을 100% 지켜낼 수 없지만, 그래도 너무 무너지지 않게 밸런스를 맞추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노력에 대해 하단의 피드백에 나누어주세요 😎 Happy Summer!
p.s 아무리 더워도 산책/ 가벼운 걷기를 꼭 해보세요. 걸으면서 들어볼 90년대 boy band인 Boyzone의 신나는 팝송 하나 선곡해드릴께요. 🎶 'You would be there, when I needed somebody' - Picture of You - Boyz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