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na: 이번 주말이 라이프살롱 피크닉데이인데, 각자가 생각하는 피크닉이 어떤 건지 궁금해요. 두 분 다 피크닉 하면은 뭐가 떠오르나요?
Ohana: 저는 야외에서 뭔가를 먹는 거요.
Sophy: 좋은 사람들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G: 저는 피크닉 하면은 돗자리가 생각나요. 간단한 음식과.. 외국 피크닉을 생각하면 좀 bbq 해먹거나 공원에서 음식을 먹는 그런 게 생각나고 그러네요.
S: 주변이 트인 곳에서, 우리가 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돼요.
G: 이번에 우리의 피크닉은 그냥 ‘짜임새 없다’.
공간을 대여하면, 우리 저번에도 해봤지만 비용이라는 게 있고, 어떻게 하면 알차게 써야 될까 하는 그런 게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준비하게 되는데요. 이거는 대관도 아니고, 그냥 공원에 가서 노는 건데 ‘같이 모였다.’ 인거죠. 자연스럽게 만나는. 이런 시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S: 피크닉에 대한 경험이 저는 아이랑 가본 경험이 전부라 어른들끼리 피크닉을 즐긴다니 새로운 경험이 될 거 같아요. 피크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주변에 벌레도 싫고, 자리도 뭔가 다른 사람 자리가 더 편하게 보이고 그렇거든요.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음에 잘 준비해서) 또 오고 싶은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는 것 같아요.
G: 그런데 우리가 왜 피크닉을 하자고 했는지를 이야기해 볼까요? 우리가 언제 피크닉을 기획, 기획이 아니고 계획을 했죠?
S: 우리가 2022년 연말에 비커밍나잇을 했을 때에는 너무 많은 준비를 했잖아요. 두 달간 준비를.
G: 맞아요. 근데 이제 다음번에는 진짜 준비 없이 해보자.
S: 그런 얘기도 있었고, 지나님이 아무래도 이태리 가신다는 것 때문에 그전에 뭔가 가볍게 한 번 더 이런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분들이 많으셨죠.
G: 우리 그때 들었던 피드백 중 좀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피드백이 저는 충격적이었어요. 그게 잘하려고 그렇게 한 건데 누군가에게는 갑갑할 수도 있겠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조금 더 쉴 틈을 드렸어야 하는데… 그래서 정말 극과 극으로, 이번에는 정말 준비를 하나도 안 하는 거죠.
O: 하늘에 맡기는 거죠.
G: 그렇죠, 그런데 피크닉은 날씨가 좋아야 해요.
O: 바람 불면 또 난리 나요.
예전에 친한 동생이 한강 피크닉 너무 해보고 싶다는 거예요. 그때 당시 sns에 라탄 바구니에 주전자랑 예쁜 소품 가지고 가서, 세팅해서 사진 찍는 게 트렌드였는데요. 동생이 너무 해보고 싶다고 해서 제가 집에 있는 예쁜 것들을 좀 챙기고 조명이랑 챙겨서 갔죠. 주문한 치킨도 가지고요. 그런데 바람이 너무 심한 거예요. 다 날아가고. 다시 잘 놔두면 날아가고 놔두면 날아가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빨리 집에 가고 싶었어요. 또 제 실수가 뭐였냐면 그때 돗자리를, 캠핑용 돗자리 있죠?
G: 초록색! 볼록볼록 튀어나온! 저도 그거 집에 있어요.
O: 그거는 뭘 세팅해도 안 돼요.뭘 세팅에도 멋이 안 나요.
S: 동생이 원한 게 그게 아니었을 텐데요.
O: 빨리 접었죠. 그리고 바람 부니까 도저히 피크닉은 안 되더라고요.
G: 우리 그러면 토요일 피크닉에, 걱정해야 될 게 이제 더운 거, 그다음에 비/바람, 그리고 오늘 답사 가서 봐뒀던 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 거죠. 여러 가지가 있네요. 그러니까 ‘변수의 총집합’.
S: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니까 이제 저는 비가 와도 좋을 것 같고 다 재밌을 것 같아요.
G: 맞아요. 화장실 있겠다. 근데 그냥 우리 여기서도 얘기했듯이 분명 쫙 짜여진 뭔가를 해야 하는 때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거나 못할 때가 있잖아요 인생에서요. 저는 지금 하라고 해도 못하거든요. (임신 때문에) 체력이 안 되는데 그러면 아예 안 할 것이냐,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잖아요. 그러면 좀 덜 짜여 있고 변수에 맡기더라도 무엇이든 그걸 그냥 해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끼리인데, 우리는 솔직히 한강공원 아니어도 어디 이상한 후미진 공원에 앉아서도 재밌다고 놀 것 같은데 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거죠 😊
뭔가 우리는 모든 일에 있어서 자꾸 효율적이려고 하는 게 강박 같아요. 비커밍 나잇도 그렇고 뭔가 이것으로 최대한의 아웃풋을 끌어내야 되고 최대한의 경험을 끌어내야 된다는 그런 강박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S: 이렇게 이야기해 보니까 피크닉은 ‘쉼표’ 같네요.
G: 쉼표예요, 맞아요. 피크닉은 쉼표다. 그래도 우리 준비한 게 하나 있잖아요.티셔츠! 이건 좀 중요해요.
O: 제일 중요해요.라이프살롱 피크닉에서는 빗물에 쫄딱 맞아도 기분 좋으실 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