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사는 삶 멋지게 살고 싶었습니다.
제가 10대의 소녀였던 언제부턴가, 내 삶에 대해 뭐가 뭔지도 모르던 29살에 첫 아이를 낳고 그 이듬해에 둘째를 낳고 육아할 때도 계속 들던 생각입니다. 머릿속에 못다한 '욕망'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결혼하고 그저 그런 주부가 되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도 내가 사랑하는 일을 갖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부모님께도 더 인정받고 나도 나자신을 더 인정해주고 싶었습니다.
멋진 여자가 되고 싶어
멋진 엄마가 되고 싶어
멋진 부인이 되고 싶어
이전에 쌓은 것도 사실 경력다운 경력도 아니었지만, 어쨌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육아를 하면서 지금의 육아맘 삶은 임시 거처 같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더 나은 종착지를 찾아헤맸습니다.출산과 육아로 지금까지 달려온 공부와 일에서 강제 스톱된 후, 그제서야 진짜 제가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해서 고민도 많이하고 회고도 하고 이곳 저곳 눈팅도 많이 했어요. 제가 '눈팅'이라 말한 것은 직접 뭐를 해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살짝 찾아본다는 정도에서 끝났기 때문이에요. 수도없이 금방 식어버린 열정들. 식어버린 열정을 보고 나는 뭘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탓하기도 했어요.
당시에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알겠는데 그것을 일로 연결시키는 것이 어려웠고 확실하지 않은 것을 감행하기에는 돌봐야 하는 아이가 있어 쉽게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때 '아이가 있어서' 나에게 제약이 많다고 생각을 했어요. 직접 뛰어들어보지 않고 으레 겁먹고, 내가 생각하기에 '멋진' '인정받는' 일들을 찾다보니 집에 있는 제가 돌봐야 하는 어린 아이가 있는 제 상황이 제약으로 보여졌지요.
번지르르한 아이비리그 학벌 외에는 특별한 재주도 없고 '장사할 깜냥도 없었다' 라고 말했지만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다른사람들이 보기에 좀 '있어보이는' 일들을 찾았기 때문에 옵션에도 두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에요. 애초에 시작 자체가 생계형이 아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단지 먹고 살게 있어서 '생계형이 아니었다' 라기 보다는 저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아니면 다른 일을 하는 삶 자체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대학원 졸업후 일을 하며 경험했기 때문에 정말로 제 가슴이 움직일 수 있는 일을 찾았어요. 그런데 그 가슴이 움직이는 일에다가 남들이 보기에도 조합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지요. 차라리 둘중에 하나만 선택하면 나았을텐데 말이죠.
제가 좋아하는 것은 그때도 적었지만 아이 엄마로써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취미 같은게 많았어요. 인테리어 잡지를 본다던지, 샐러드 레시피를 본다던지, 고전소설을 읽는다던지.. 그런데 그것은 일이 아니라 취미라고 생각했기에 열외로 두었죠. 게다가 누가 미국에서 생의학 전공을 하고 보건정책공부를 한 후에 그런걸 일로 하겠다고 생각하겠어요?
시간이 계속 더 흐르고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일들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는 첫째가 5개월쯤 되었을때 쓴 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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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과외를 한다. (그런데 당장 나 이사가야하는데? 이사 가고 나서 할까. 과외하면 우리 첫째는 어떻게하지? 밤이나 주말에만 해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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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열심히 한다 (뭐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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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업으로 뭔가를 한다 (뭔가가 뭔지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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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더 열심히 해서 일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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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공부를 시작해서 만점을 받는다 (할줄아는 건 공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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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독학한다 (지금 생각해도 이유를 모르겠는 아이템)
이렇게 적은 이유는 육아만 하는 삶이 너무 괴로워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찾았던 노력 같아요. 그럼에도 이 리스트를 적고 또 현타가 왔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원하는 삶은 glamorous한 삶인데, 이런 리스트를 적어보니 제 삶은 그 근처 어디에도 못갈 것 같은 거죠. 어떻게하면 그런삶을 살 수 있을지, 내가 가진 것에서 어떻게 그것을 성취할 수 있을지 끝도없는 고민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들은 하루하루 끝도없이 길게 느껴지지만 사실 한 주, 한 달은 상당히 정신없게 빨리 지나갑니다. 어린 아기를 보는 일상은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다짐의 리스트와 멀어진다는 것을 느꼈지만, 그래도 내 아이 하나는 별 탈없이 잘 키우고 있는 그 하나는 잘한거니 너무 채찍질은 하지 않기로 한 시점이 있었습니다. '지금 이 삶을 잘 살자'로 관심을 바꿨던 것이죠. 변화된 리스트는 아래와 같아요.
독서: 한달에 책 2-3권 읽고 독후감 쓰기
아들 잘 키우기: 이유식 잘 해먹이고 간식 잘 챙겨주기
남편 운동시키기, 건강식 해먹이기
운동: 주2회 요가, 1-2회 헬스 또는 조깅
물론 이렇게 사는 도중에도 정말 많이 중간중간 걱정과 불안이 덥쳤더랍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지금의 내 일상을 잘 살기로' 관심을 바꾼 것은 지금 돌아봐도 잘 한 행동 같아요. 2024년의 끝자락이 된 지금, 이제는 내 일상을 즐겁게 해주는 취미 같은 것들도 나만의 일이 될 수 있고 그것에 대한 수요가 만들어지면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됬다고 생각해요. 단지, 그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죠. 많은 분들이 이 수요를 만들지 못해, 또는 지속가능한 수익이 나오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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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을 한 달 남기고 조금 더 제가 경험한 것, 가지고 있는 것을 필요한 분들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수익화 한 경험, 잘 되지 않을 때의 마음가짐, 내 일의 수요를 만드는 방법 등 무엇이 되었든 제가 쓰고 싶은 것보다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을 더 쓰고 싶어요.
그래서 오늘은 구독자님들께 솔직하게 여쭈어보려고 해요. 매거진을 벌써 78회까지 썼는데, 대부분 저의 경험과 이야기를 기반으로 쓰고 있어요. 어떤 때는 유튜브 영상의 내용을 기반으로 쓰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매거진을 위해 아예 새로운 글을 쓰기도 해요. 내년에는 현재 120분의 구독자분들에게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더라고요. 어떤 시각으로 어떠한 주제를 메인으로 잡고 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의견이 간절히 필요해요. 제가 세 아이(10, 12세, 14개월) 엄마이면서 이탈리아에 나와서 살고 있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5년째 하고 있다는 것을 아시니, 저에게서 다른 것보다 좀 더 듣고 싶은 게 있으시지 않을까 해요. 제가 보기를 드릴게요. 하단의 피드백에 몇 번인지만 짧게 적어주셔도 좋고 조금 더 설명을 붙여주시면 더 좋고요!
1) 세 아이 키우는 육아, 살림 팁
2) 좋아하는 일을 찾고, 아이 키우며 계속해 나가는 방법 - 지속가능한 성장
3) 책(주로 원서) 소개 및 삶에 적용하는 이야기
보기가 너무 많으면 헷갈리니 세 개만 적어보았어요. 다른 게 있으시면 적어주세요! '세 개 다요'라고 써주셔도 너무 감사하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좀 더 읽어보고 싶으신 것을 하나 골라주세요 😁
무언가를 하면서 '이게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까?'에서 답이 명확히 나오지 않는 것을 오랫동안 하기에는 힘든 시기에는 그 의지가 꺾인다는 것을 느꼈어요. 예상하기에 아이들은 계속 더 크며 이런저런 일들이 생길 것이고 저는 또 매번 폭풍우를 걷는 것 같겠지요. 그래서 막연히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 보다는 어떠한 글이 어떤 분들께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 같은 게 있으면 지속해 나가는 데에 더 도움이 되고 또한 더 깊은 글도 써질 것 같아요.
미리 감사드리며, 편안한 연말 보내시길 바래요 💜